문화로 발전하는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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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의 시작은 고전적인 인터넷 채팅 서비스인 IRC(Internet Relay Chat)로 거슬러 올라간다. IRC에서 로컬 서버의 주제를 정할 때는 ‘&’, 전체 IRC에서 특정 주제를 이야기 할 때는 ‘#’으로 설정하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에서 다시 해시태그를 끄집어 낸 것은 다름아닌 트위터이다.

'마이크로 블로그’라는 신선한 소재로 2006년에 등장한 트위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쉽고 간결한 사용법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트위터에 매료되었고 엄청난 양의 메시지들이 포스팅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정보들이 휘발성 메세지들에 묻혀서 사라지거나 관련있는 글들이 상호 연결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오픈소스 운동가인 크리스 메시나( Chris Messina )는 IRC의 #을 떠올린다. 결국, 그는 2007년 8월에 '"#를 써서 정보를 묶는 걸 어떻게 생각해? #바캠프 [메시지]라는 식으로 말이야”라고 트위터에 포스팅을 했다.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크리스 메시나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대중들에게 해시태그가 일반화되기 시작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과 같은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최근, 해시태그는 모바일 서비스에서 기본적인 기능이 되었고 아예 해시태그를 전면에 내세운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고 있는 '폴라(Polar)'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진(photo)과 인기(popular)를 합친 폴라는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이 분류된다. 메인 페이지에서부터 ‘#갈빗살’, #싱글인테리어’, ‘태국맥주’ 등과 같은 실시간 인기 해시태그가 노출되어 있다. 다음카카오도 폴라와 유사한 서비스인 '플레인(Plain)’을 얼마 전에 출시했고 카카오스토리도 해시태그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해시태그는 모바일 서비스에서만 머물고 있는게 아니다. 일방향 미디어의 대표주자인 TV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TV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는 프로그램 말미에 게스트들이 당일 소감에 대해 해시태그를 제시하며 마무리를 한다.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자막을 자주 볼 수 있다. TV외에도 신문이나 잡지에서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해시태그를 온라인 기업에서는어떻게 활용하고 준비해야 할까?

첫째, 적극적인 마케팅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광고 플랫폼인 Radium One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의하면 34.1%의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브랜드 카테고리를 검색할 때’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포스트에서 해시태그를 발견했을 때, 41.8%는 '새로운 콘텐츠를 탐색하기 위해 해시태그를 클릭'한다고 응답했고, 18.3%는 '브랜드나 개인 사이트나 프로필에 바로 접속한다'고 했다.

그만큼 해시태그는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는 훌륭한 소재이다. 마케터는 해시태그를 통해 포스팅한 고객의 선호도를 알아낼 수 있고, 포스팅에 포함시켜 브랜드를 노출시키게 할 수도 있다. 이미 여러 마케팅 기업들이 해시태그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집행하여 효과를 내었다.

이케아가 좋은 사례가 된다. 고객에게 우편으로 배달되는 제품 카탈로그의 도달율이 떨어지자 이케아는 해시태그를 통한 프로모션을 집행했다. 카달로그 속 제품 사진을 찍어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올리면 해당 제품을 경품으로 주기로 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싶은 가구의 사진을 찍어 해시태그와 함께 포스팅을 했고 우편을 받지 않은 사용자들도 카탈로그를 찾아 이벤트에 참여를 했다. 결국, 4주만에 카탈로그 안에 있는 모든 제품이 SNS에 포스팅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둘째, 기존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을 해야 한다. 온라인 기업들에게 UGC의 분류는 오래된 숙원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이를 위한 장치는 분명히 있었다. 블로그에 있는 태그(Tag)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UCC 생산자들은 본문글을 요약하는 태그 작성에 무척 비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용자들이 나서서 #뒤에 분류 키워드를 넣어주고 있다. 단순히 '분류'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감성적인 코드로 표현하는데 사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차이가 있다면 본문에 포함되느냐 작성 공간이 나누어져 있냐 정도일 것이다.

기존의 태깅 서비스를 해시태그로 활용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관련 콘텐츠를 엮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적용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기존 블로그의 태그를 모바일에서 자동으로 #이 붙게해서 해시태그처럼 사용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자신의 블로그 안에서 동일한 해시태그를 사용한 포스트를 모아서 보여준다. 네이버는 앞으로 검색 범위를 모든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로 넓힐 예정이다.

셋째, 해시태그를 데이터 수집의 기반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기업들의 빅데이터 전략에서 소셜 분석은 빠질 수가 없는 요소가 되었다. 비정형화된 일반 포스트들도 모두 모아서 분석을 해야 하는데, 특정 키워드로 연결되어 있는 그룹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은 참고자료가 되겠는가?

이렇게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모여진 소셜 포스트를 통해 특정 제품의 시장 반응을 측정할 수도 있고, 특정 키워드에 주기적으로 반응하는 사용자 그룹을 얻어낼 수도 있다. 조금 확대 해석을 하자면 서비스 전략을 구상하거나 시장 규모를 예측하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해시태그는 소셜 서비스의 기능을 넘어서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젊은 네티즌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포스트의 분류를 지정하고 감성을 표현해 내고 있다. 서비스 기획자라면 이런 변화를 자신의 서비스에 어떻게 녹여내는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미 조금 늦었을지라도....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