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 한겨레출판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에세이



내 삶에서 나의 태도는 무엇인가?


무계획의 독서습관이 만들어낸 새벽녘의 나만의 시간에 단숨에 읽어내린 책 태도에 관하여.

TV에서 간혹 보던 여자, 직설적인 어투와 솔직한 입담을 가진 사람, 최근에 장편 소설을 썼다더라, 

이 정도의 관심과 단편적인 배경지식. 그것이 작가 임경선에 대한 내가 알던 전부.

책을 읽게 되며 언제나 그렇듯 급관심을 가지게되어 찾아보니 꽤 다작을 했으며 그것도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지 

벌써 11년이나 된 프로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세상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탓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무언가들과 근 거리의 활동들이 많았기에 한번쯤 마주칠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아이러니함,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태도에 관하여는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 5개의 태도에 관한 얘기이다. 

물론 각 키워드의 내용은 보편적인 정의와는 다르다. '임 작가님 마음의 데피니션(definition)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라고 책 후반부의 대담에서 함꼐한 김현철 박사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독자가 책을 읽을때 멋진 문장이다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작가는 그만한 능력 부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장치나 치장의 기술적인 능력을 써서 공감하게한다, 위로하는 구나, 멋지다 하는 그런 느낌은 아니였다. 

임경선 작가의 인생에서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고 또 다른 여러사람들을 상담해주며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것들. 

보편적인 진부한 생각들의 나열이 아닌 진짜 임경선만의 태도, 데피니션 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자, 직장인 선배,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서 인생을 먼저 살았던 그녀가 직접 옆에서 조언해주고 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짧은 책을 읽으며, 글에서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바로 알 수있는 느낌. 

그래서 강요당하지는 않되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것들 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키워드들을 발판 삼아 각 태도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위로 받기도 했다.

충분히 절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시련을 이겨내고 잘 살아내는 단단함을 보며 나 또한 나를 좀 더 응원할 수 있었다.

태도들 중 자발성은 나를 가장 뜨끔하게 했다. 행동해야 함을 나도 안다. 요즘들어 그 중요성을 더 실감하고 있다.

심지어 '하기나 해' 같은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며, 글들과 책을 보며, 주변 매체들을 접하며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시도도 한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거나 무언가를 시도해도 끝맺음을 잘 맺지 못하는것 같다.

현실과 너무 쉽게 타협 하고야 마는 스스로에게 관대한 내모습을 되돌아 보며 반성하게 하는 조언들이었다.


어쨌든 삶을 살아 가면서 하는 생각들, 고민들, 절망...내 모든 감정의 중심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

동기, 성취, 성장은 내 삶에서 중요한 키워드이다.

하고 싶은것을 하기 위해 겁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것, 나를 잘 알게 되는 것, 

현명한 선택을 하는 법을 배우는 것, 선택했으면, 결정했으면 후회하지 않는 것,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는 것, 지켜야되는 것과 포기해도 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 나이에 맞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것. 

내가 바라는 내 삶의 지향점들과 원하는 인간상은 이런 것들이다.

나 또한 살아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통받으며 생각들을 다시 재정의 하고 있는 중이다.

나아지려는 노력, 노력에 따른 고통, 고통을 통한 성장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을 잘 살아내는 태도를 가지고 싶다.


성별, 나이, 직업.. 이런 것들을 떠나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낯선 사람의 범주에서도 

'참 괜찮고 멋진 사람이네.'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 인간적인 매력에 매료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매력적인 임경선이라는 사람과 생각들을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즐거웠다.


몇 년전, 끝난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을 다시 듣기 시작했다. 

유희열 또한 내가 좋아하고 멋지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고, 라디오천국에서 3년 6개월동안 게스트로 출연했던 

임경선의 헉소리상담소도 다시 들을겸해서다.

책에 고스란히 녹여진 그녀의 생각들을 지난 라디오에서 다시 한번 접하며, 그녀의 태도와 나의 태도를 한번 더 

생각해보며, 그래서 다시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서문 - 어떻게를 대답하다

'태도(attitude)'란 '어떻게(how)'라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의 문제로, 그 사람을 가장 그 사람답게 만드는 고유자산이다. (p7)

몇 살이 되었든,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 노력이라는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간단히 결론 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결론을 내려는 대신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생각해볼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또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잃는 것이 반드시 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다. (p7,8)


자발성

생각의 순간

생각하는 것에만 너무 중점을 두다 보면 자칫 행동하지 않을, 움직이지 않을 부정적인 이유를 만드는 데 생각이 더 쓰인다. (p18)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나를 '이렇다'라고 단정 짓는 것이다. (p18)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일단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p19)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인생

애초에 완벽한 선택, 완벽한 확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충족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정답같은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이면에는 숱하게 실패한 선택들이 공존했을 것이다. 실패를 통해 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틈을 보완하며 계속 스스로에게 인생 결정권을 부여했을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깐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것이다. (p21, 22)

하지만 '누가 뭐라든 난 이걸로 됐어'라며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돌이켜보면 왜 과거의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에 자신감을 가지지못했을까 안타깝다.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며 또 하나의 인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이라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던 나는 뭐랄까.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인 후 알아서 지고 있었다.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p24, 25)

사람이 일하는 곳 그 어디라도

의미? 그런 건 원래 없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p27)

내가 먼저 마음을 담지 않으면, 내가 먼저 발을 축 담그지 않으면, 그 어떤 일이라도 계속 내 주변에서 겉돌기만 한다. (p29)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찬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의 재미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다. (p30)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에나 지옥도 있고 짠한 감동도 있다. (p31)

제일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면서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 새롭게 길을 선택해도 언젠가는 객관적인 평가와 만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이 두렵거나 싫다고 한다면, 자존심을 다치면서까지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는 않다면, 애초에 답이 없는 것이다. (p31)

영감이 떠오르든 말든

주변의 살가운 격력는 고맙지만 사실상 나의 결정에 대해서는 내가 나를 격려하고 채찍질하고 달래주는 역할을 온전히 도맡아야 한다. (p33)

욕망을 계속 품는 것이 무모하게 느껴질 때는 또 어찌나 많은지. 무엇을 원하지만 막상 행동에 있어서는 노력을 충분히 하기가 버겁거나 기본 기량이 미비함을 깨달을 때. 욕망이 있지만 그것이 '내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욕망을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함을 알았을 때. 세상에 유포된 '간절히 원하면 된다'가 사탕 발림이라는 걸 깨닫게 될때. 특별한 것을 성취한 사람들에겐 내가 가지지 못한 특별한 배경이 있음을 알았을때. (p34)

핑계를 대며 돌아가지 않고 정중앙으로 쭉 걸어나간다. 그일을 하고 싶으면 우선 그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아이러니 같은 진리. 누구에게 질문할 필요조차 없고 더더군다나 누가 말린다고 해서 관두지도 않는다. (p35)

영감이 떠오르든 말든 일단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는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에세이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p37)

연애에 바라는 것

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머리를 짜내서 최적의 전략으로 접근한다 해도 사랑처럼 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이치대로, 논리대로 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p40)

인간관계에서 무리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리한 대가를 언젠가는 상대에게 딱 그만큼 받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p42)

사랑으로 협박하지 않고 '내가 설치한 덫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까'라며 시험에 들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자기 마음을 시험에 들게 하는 일이다. (...)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의 상식과 기대치에 얽매이지도 말아야 한다. (p43)


관대함

기꺼이 상처받을 것

같은 연애에 항복하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건 인생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코 스스로를 관계에서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50)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한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사랑하면 상대 앞에서 자신있게 무기력해질 수가 있다. (p52)

같은 불안전한 인간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고 관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나이들수록 점점 고집스러워지고 어린아이처럼 이기적이 된다. (p64)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나의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p66)

네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인생은 계속될지도 몰라

이 세상엔 내 남자, 내 여자란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체념했다. 사람을 소유할 수도 없고, 상대를 내 입맛대로 바꿀 수도 없고, 끊임없이 같은 깊이로 사랑할 수도 없다. (p72)

모든 것에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결혼에도 행복과 고통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p73)

만약 당신이 내곁을 떠난다 해도 인생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p74)

현실 생활에서의 평등

평등의 모습이 항상 5대 5일 필요는 없다. 어떨 때는 1대 9일 수도, 3대 7일 수도, 6대 4일 수도, 8대 2일 수도 있다. (...)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했다고 손해 봤다며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로도 인생의 많은 날들을 채우게 될 테니까. 서로의 노고를 고마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로 경시하지 않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많은 것들은 사랑으로 함께해나갈 수 있다. (p88)

인간적인 공정함과 낭만적인 관대함을 최선을 다해 양립해나가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다. (p89)


정직함

인간관계 스트레스 대처법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때도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음이 통하지도 않는 누군가로 공허함을 가짜로 세우기보단 차라리 그 비어 있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있어야 진정으로 나답고 편안할 수 있을지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94, 95)

인간관계를 가급적이면 관리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인간관계를 제외하고는 놔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다 좋아한다고 하면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 If everybody loves you. something is wrong. You can't please everybody. - 파울로 코옐로 (p95)

제한된 인생의 시간 속에서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데에 시간과 마음을 더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p95)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 문제들에 대한 세 가지 방식의 대응. 정면돌파, 피하기, 놔주기 (p98, 99)

'인간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조언이 있는데, 어떤 관계는 서로를 위해 내가 먼저 피해주는 것이 노력이 된다. ( p101)

불편한 인간관계를 견뎌내야 할 이유는 없다. 당장은 마음에 부담을 느끼지만 한번 관계를 자연스럽게 놓아버린 다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피차 홀가분해할지도 모른다. (p102)

관계의 상실을 인정할 용기가 있다면 어느덧 관계는 재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의 자연스러운 생로병사를 나는 긍정한다. (p103)

관계는 화학작용

관계는 화학작용이다. (p105)

우리는 사랑일까 현실일까

나쁜 것은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가치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그 어느 것도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려면 평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p113)

몸이 그대를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하다. 어떤 병치레보다도 타고난 애정 결핍. 혹은 관심병 환자인 나는 일시적으로 흐믓하고 우쭐한 마음을 느낀다. 아, 나는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야, 라고  (p123)

우리가 함께하는 것. 사랑을 나누는 것도 진실이지만 동시에 결국 제 삶의 무게는 혼자서 짊어진다는 것도 진실이다. (p124)

몸이 그대를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If your Nerve, deny you / Go above your Nerve. -와일드 (p128)

사람의 몸만큼 정직한 건 없고 사람의 마음만큼 조작 가능한 것도 없는 것 같다. (p128)

미등단 작가의 어떤 고백

하지만 이제는 그 절박감이야말로 나를 앞으로 내딛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안다. (p140)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내가 한 선택들에 만족한다. 모든 선택에는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p143)


성실함

과거가 현재를 지탱한다

일을 바꾸는 것은 과거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질적 자산은 그 어디에도 가질 않고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 하는 일에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가령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자발성과 창의성, 규칙적으로 일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실성, 나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신중함, 고집을 부리기보다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유연성 등은 일의 성격이 달라져도 일관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주고 응용되어 쓰이는 소중한 기본 자질들이다. (p151, 152)

사람이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이 잘하는 것을 활용해서 무언가에 새롭게 도전할 때 자신감도 더 생기고 실력도 더 발휘하는 것이다. (p154)

분위기가 뒤숭숭해져서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해도 파도가 저만치에서 밀려올 때는 휩쓸리기보다 내 힘이 닿는한까지 그 파도를 일단 넘겨보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 파도들을 넘을 때마다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는 흔들림 없이 더욱 단단해진다. 그리고 조직 생활에서 한계까지 애써본 경험은 내가 원하던 자유를 구현하는 데 어떤 형태로도 도움을 줄 것이다. (p155)

어떤 일을 어디서 하더라도 일의 본질은 같다. 최선을 다해야 하고, 사람들과 조율할 줄 알아야 하고, 규칙을 따라야 하며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p155)

그만큼 나에게는 자유가 소중한가. 그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자유는 나를 이롭게 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자꾸자꾸 생각하다 보면 대개의 사람들은 도리어 '자유롭게 않을 자유'를 택하게 된다. 그래서 자유라는 가치는 무엇보다도 지금 이 시대의 가장 사치스러운 가치가 되어버렸다. (p157)

과거의 그 어떤 일에 대한 경험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p159)

'변화'라는 개념은 전혀 새롭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p159)

나를 쉽게 위로하지 않을 것

나는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혹은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박은 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생은 살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p162)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하게 되었을 때 충족감을 느끼려면 그 일은 '내가 제법 잘 하는 일'이어야 지속 가능해지니까. (p164)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무리할 수밖에 없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흘러흘러 이렇게 되었다.는 말은 대개가 거짓이다. 무리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면 내게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내가 무리한 만큼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p164, 165)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감도 더불어 압박을 가한다. '무리'라는 말이 버겁게 느껴지면 '최선의 성실함'이라는 말로 대체하면 된다. (p165)

겸손한 주제 파악이 인간의 미덕일 순 있지만 삶을 팽팽하게 지탱시켜주진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내가 나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내가 생생히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p168, 169)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

인생에는 시범 게임이란 없다. 본 게임에서 실패했다면 실력이든 노력이든 재능이든 부족한 부분을 키워야지 과정과 경험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 (p171)

'그래도 가급적이면 실패까지 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고 못 박는 조언이 와 닿았다. 일등이나 최고가 되거나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을 거면 내가 나아지는 것, 그리고 나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괜찮아"라고 대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사실 속으로는 하나도 괜찮지 않은 것이다. (p174)

남과 다른 목소리

그러나 세상의 여러 가지 일들은 회색 지대에 놓여 있다. 나만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회의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지며 타인의 말을 경청해야 할 것 같다. 그런 후 생각의 중심이 세워져 치우치지 않고 무리짓지 않을 정도가 되면, 타인의 개인성과 존엄성도 나의 그것만큼 존중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p179)


공정함

나를 존중하기

있는 그대로의 나, 라고 하는 것은 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나'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p192)

자존감은 '나 자신을 아는 것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나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좋은 점을 극대화하려는 선한 에너지가 앞으로 걸어간 만큼 나를 존중하도록 만들어준다. 다시 말해, 타고난 것이나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나 자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자존감을 만든다. (p193)

마음속 깊이 믿는 그 한 사람의 격려와 존중과 인정이 있으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를 인정해달라고 억지로 구걸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내가 살면서 진심으로 좋아하고 따르고 싶은 선배나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들을 진심으로 믿고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좋은 기운과 영향을 받도록 한다. 좋은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은 그토록 중요하다. (p195)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내키는 만큼 감정과 헌신을 보여도 좋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기쁨이 되어야지 그것이 '노력'이 되고 '무리'가 되면 나중에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 무리하는 게 왜 좋지 않냐면 무리는 공짜가 아니라 항상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희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p196)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상대도 나를 존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p197)

복잡한 미움이 가르쳐주는 것

내가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상대보다 '나'에 대한 일말의 진실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니 초점을 상대에게 두기보다 자신의 마음에 먼저 두어야 할 것이다. (...) 내가 어느 순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열을 올린다면 나는 그것을 내 안의 공허함이나 불안함에 시선을 돌리라는 자가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p210)

부당함에 저항하기

그러나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크고 작은 게 따로 없다. 사소해도 내게 중요하면 바로잡아야 한다. (p214)

모든 크고 작은 저항에는 힘겨움이 따른다. (...)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고 저항하는 일은 아주 작아 보이는 문제라도 불안하고 외롭고 두려운 일이다. (p214)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는 큰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고착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관행에 감각적으로 경종이 울리면 어떻게든 바로잡고 넘어가고 싶다. 그런 예민함이라면 대환영이다. (p219)

부탁과 거절

인간관계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기 때문에 그걸 거역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이 되레 어색한 일이다. (...) 친구를 '관리'하는 일은 내가 괜찮고 의리 있는 인감임을 세상에 공표하기 위한 전시용 우정 관계에 가깝지 않을까. 밀물과 썰물 사이에서 어느덧 내 곁을 여전히 자연스레 지키고 있는 그 사람이 지금의 내 사랑스러운 벗이다. (p223)

친구 관계뿐만 아니라 연애에 있어서도 거절을 잘할 줄 아는 것이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다. 내 마음을 줄 수 없을 때 상대에게 희망고문을 하지 않는것, 나에게 마음을 주는 것에 기분이 우쭐해져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여지를 주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당장에는 단칼에 잘라버린 그 상대의 잔인함에 치를 떨어도 속마음을 파악할 수 없는 태도로 오락가락 애매하게 구는 그 사람이 훨씬 더 고약한 것이다. 아니다 싶으면 서로 확실히 NO를 말하고 오로지 내가 기꺼이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YES를 하는 것. 어른으로서 꼭 갖추고 싶은 습성이다. (p227, 228)


대담 - 어떤 태도를 가질때 나는 가장 충만한가? (임경선 X 김현철)

관대하게 사랑하고, 성실하게 일하기

사랑에 대해서는 자존심이고 뭐고 가능한 한 관대한 태도를 취하자는 거였어요. (...) 더불어 일은 성실하게, 인간관계는 자기 마음에 정직하게,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p239)

'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은 어차피 없다. 남이 나를 책임져줄 수는 없다. 내 일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책임질 수밖에 없다. (p240, 241)

자기가 취할 수 있는 부분의 여유는 취하되, 열심히 할 부분에선 이 악물고 열심히 해볼 필요는 분명히 있어요. '심리적 안정'과 '성취'는 고루 조화를 이뤄야 하고, 그 밸런스는 자기가 잘 잡아가야겠지요. (p242)

내 마음이 편안한 삶의 태도는 무엇인가

사람의 목표란 건 있을 수 없는 건데요. 그래서 제가 '찰나를 살아라'라는 말을 자주 쓰나 봐요. 그런 표면적인 꿈이나 목표가 아닌, 어떤 태도를 가질 때 내가 가장 충만한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 고민이 없으니 결정 장애를 겪고 항간의 보편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p243)

모든 단추는 첫 단추이다

조직 안에서도 최대한 자발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한 개인이 되어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p252)

저는 하면된다. 라는 명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말은 적어도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자발성이라는 측면의 첫 단추, 처음으로 껍데기를 깨고 걸어 나가는 것까지는 무조건 내가 해야 되는 거죠. 그다음부터는 천천히 갈 수도 있고 뛰어갈 수도 있지만요. 그 스피드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어쨌든 껍데기를 깨는 거는 나밖에 할 수 없다는 거. 가장 중요한 진실이죠. (p254)

모든 과정이 늘 첫 단추에요. 모든 단추가 첫 단추인거에요. (p254)

관계는 이름이 아니라 교감이다

친구나 애인, 굳이 이런 구분을 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죠. 사람이 좋아서 그 사람이 품고 있는 것을 우주라고 표현하자면요. 그 우주가 좋아서 죽 가는 건데요. 가다 보니 이성임을 깨닫는 거고. 그러다 보니 상대를 섹슈얼하게 느낄 수 있는거에요. 하지만 그 바탕에는 무한한 어떤 교감이 있는 거죠. (p264)

나의 어떤 특수성을 공감하는 사람들

내가 나 자신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상황에 맞추지 않는다는 것이죠. 주로 인간관계 문제에 대해서 생각할 때 고민하는 지점인데요, 가령 나는 어디까지 내 생각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타인들과 불화를 이룰 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타인과의 불화와 나 자신과의 불화 중 무엇을 더 우선시할 것인가, 그런 것은 항상 고민이 되죠. (p271)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내가 없으면 안된다

이젠 꿈이라는 단어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거. 내가 하면서 불행하진 않다고 느끼는 거. 가끔 충만함이나 순간의 행복을 느끼는 거. 저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여하튼 내 꿈이 뭘까? 나는 꿈을 이루어야 하는데. 라며 꿈이라는 명제에 사로잡히다 보면 오히려 지금 내 앞으로 휙휙 지나가는 이 시간들. 즉 현실을 제대로 살지 못하거나 현실을 부정하게 되죠. 미래라는 것은 끊임없는 '오늘'의 반복일 뿐이잖아요. (p277, 278)

나다울 자유를 위한 구속

자기 내면이 단단해지려면 디테일에서도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를 다 좋고 나쁘다고 판단할 게 아니라, 그 문제를 자잘하게 썰어서 하나하나 곱씹어 볼 수 있는 어떤 치밀함, 집요함 그리고 신중함이 필요할 것 같아요. (p294)


태도에 관하여
국내도서
저자 : 임경선
출판 : 한겨레출판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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