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 F. 스콧 피츠제럴드 | 김욱동 옮김 | 민음사


번역 논쟁

다른 책들과 함께 민음사의 위대한 개츠비를 구입 하고 위대한 개츠비를 읽을 순서를 정해놓았다.

우연히 위대한 개츠비를 검색해보니 출판사별 번역을 비교해놓은 글들과 각 출판사 번역본의 호불호에 대한 갑론을박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이미 위대한 개츠비 번역본에 대한 논쟁이 많았으며 그때문에 출판사들이 판매 경쟁을 위해 말도 안되는 

판매를 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민음사의 김욱동씨의 번역은 원문에 제일 충실하고 연구자의 입장에서 번역이 되있다고 했고, 

그래서 너무 어려워서 잘 읽히지 않는다고 했고

소설가 김영하 작가가 번역한 것은 각주나 주석이 생략되있고 읽기 쉽지만 의역된 부분이 있어서 원문과는 맞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극과 극을 선택하지 말고 김욱동씨와 김영하 작가의 번역 정도의 중간 선을 지킨 김석희씨의 번역본을 사라는 사람들의 의견들도 있었다.

아직 나는 책을 읽기 전이었는데 많은 글들을 보면서 이왕이면 읽기 좋은 책을 살 걸 하는 잠시나마 후회를 했었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기전 서두에서 김욱동 씨가 개정판을 내면서 덧붙인 글에서 정확히 지칭을 하진 않았지만 누구나 알 수 있듯이 다른 번역본과 번역자를 비판하고.. 자신이 번역한 것에 대해서 자랑하고 있다.

원판을 읽어보지 않았고 다른 번역본 또한 읽어 보지 않았으니... 

번역이 어떻다느니.. 책이 읽기 어렵다느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런것들은 그저 독자가 읽어보고 판단할 몫이 아닌가? 언급 하지 않았으면 더 좋을뻔 했다. 썩 보기 좋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고 싶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고, 영화도 보지 않았기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몰랐다.

아래의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을 축약하고 있다. 읽기 전엔 무슨 뜻인지 잘 와닿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알 수 있었다.


그럼 황금 모자를 쓰려무나

그래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녀를 위해 높이 뛰어오르려무나

높이 뛰어오를 수 있거들랑.

그녀가 이렇게 외칠 떄까지

"사랑하는 이여,

황금 모자 쓰고 높이 뛰어오르는 사랑하는 이여,

당신을 차지해야겠어요!"

-토머스 파크 딘빌리어스


초반 100여 페이지 까지는 개츠비에 대한 얘기 보다는 닉, 톰, 데이지, 조던 등 주변 인물이나 배경 설명이 주로 서술 된다.

그래서 초반에는 다소 지루하고 읽기 힘들었다. 아마 읽기를 포기 했다는 사람들은 초반에 읽다가 포기 헀을듯 하다.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고전은 원래 이렇게 어려운건가? 고전은 고전일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그러나 100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부터 흥미로운 얘기들이 나왔기에 포기 하지 않고 결말을 볼 수 있었다.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책 제목의 후보들이 쓰레기 계곡과 백만장자들,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 웨스트에그로 가는 길,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 푸른색과 붉은색 그리고 흰색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의 부인 젤다와 이 책의 유명한 편집자가 이 제목을 원했기에 이렇게 정했다고 한다. 실제 피츠제럴드는 정작 이 제목을 싫어했다고..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 미국을 배경으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내용과 막대한 부의 축적을 통해 데이지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하는 개츠비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데이지는 사랑할 가치가 없는 여자이며, 톰은 남자답지 못하고.. 톰과 데이지는 둘다 사랑에 대해 논할 가치가 없고, 둘다 똑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적어도.. 개츠비가 데이지의 실수를 대신 덮어 쓰고..결정적으로 톰의 계략으로 죽음을 맞이 했는데도 데이지가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선 데이지가 정말 나빴다고 생각 했다. 물론 장례식에 오지 않은 다른 사람들 또한 나빴다.

개츠비가 불쌍했다. 어쩌면 개츠비의 자업자득 이겠지만.. 반전이 있길 바랬는데 그냥 비극으로 끝났다.

이렇게 불쌍한 개츠비가 위대하다고 하는 것은 구제 불능 낭만 이상주의자이지만 오랜시간 데이지와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노력했기 때문일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세번 읽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어도 좋다라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했다는데 단시간에 세번을 읽을 수는 없을 것 같고...

다음 번에는 김영하 작가가 번역한 본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극과 극의 번역을 한번 느껴 보고 싶다. ㅎㅎ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p15)

판단을 유보하면 무한한 희망을 갖게 된다. (p16)

인간의 개성이라는 게 일련의 성공적인 몸짓이라면 그에게는 뭔가 멋진 구석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희망에 대한 탁월한 재능이요, 다른 어떤 사람한테서도 일찍이 발견한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낭만적인 민감성이었다. 그래.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내가 잠시나마 인간의 속절없는 슬픔과 숨 가쁜 환희에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은 개츠비를 희생물로 삼은 것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들 때문이었다. (p17)

만화경처럼 변화무쌍을 삶에 매혹당하기도 하고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면서 나는 집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집 밖에도 있는 기분이었다. (p60)

이 세상에는 수군거릴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조차 그에 관해 수근거린다는 것은 그만큼 개츠비가 세상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였다. (p71)

나 같으면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을 겁니다. 과거는 반복할 수 없지 않습니까. 내가 불쑥 말했다.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 말고요! 난 모든 것을 옛날과 똑같이 돌려 놓을 생각입니다. 그녀도 알게 될 겁니다. 그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p159)

줄곧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뭔가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절박한 소리가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삶이 지금 당장 어떤 형태를 갖추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결단은 어떤 힘에 의해 이루어져야 했다. 사랑, 돈 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현실적인 이유 같은 것에 의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이 바로 그때 그녀가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p213)

그는 마치 한 줄기 바람이라도 잡으려는 듯, 그녀가 있어 아름다웠던 그 도시의 한 조각이라도 간직해 두려는 듯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제 눈물로 흐려진 그의 두 눈으로 바라보기에는 도시는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그 도시에서 가장 싱그럽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216)

그 인간들은 썩어 빠진 무리에요.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 먹을 인간들 모두 합쳐 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때 그말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행동에 찬성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것이 그에게 해 준 유일한 찬사였다.  (p217)

개츠비 자신도 전화가 걸려 오리라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고 이미 그런것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그는 그 옛날의 따뜻한 세계를 상실했다고, 단 하나의 꿈을 품고 너무 오랬동안 살아온 것에 대해 값비깐 대가를 치렀다고 느꼈던 것이 틀림없다. 그는 장미꽃이란 얼마나 기괴한 것인지, 또 거의 가꾸지 안은 잔디 위에 쏟아지는 햇살이 얼마나 생경한지 깨달으면서, 무시무시한 나뭇잎 사이로 낯선 하늘을 올려다보며 틀림없이 몸서리를 쳤을 것이다. 현실감이 없으면서 물질적인 새로운 세계, 가엾은 유령들이 공기처럼 꿈을 들이마시며 되는대로 이리저리 방황하는 새로운 세계...., 형체도 없는 나무를 헤치고 그를 향해 서서히 미끄러지듯 다가오듯 저 잿빛 환영처럼. (p227)

나는 그곳에 앉아 그 오랜 미지의 세계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경이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금방이라도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았을 것이다. 그꿈이 이미 자신의 뒤쪽에, 공화국의 어두운 벌판이 밤 아래 두루마리 처럼 펼쳐져 있는 도시 너머 광막하고 어두운 어떤 곳에 있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p253)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에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은 없다.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는 어느 말게 갠 날 아침에...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p253, 254)


위대한 개츠비
국내도서
저자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 / 김욱동역
출판 : 민음사 200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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