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 북하우스



다독, 속독 보단 오히려 책을 천천히 읽는 쪽에 가까웠고 한 글자, 한 문장, 한 문단, 책 한권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지금의 독법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받은 느낌이나 생각들을 정리하고 인상깊은 구문들을 기록함에도 

당시의 느낌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중 책을 읽는 방법이나 책 소개에 대한 여러책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TV책을 보다 1회에 나왔던 책이었고 책 제목이 무척 독특했기에 관심을 가진 탓도 있겠다.


책이 왜 도끼라고 하는 걸까? 

저자의 말에서 책은 도끼라고 했던 이유가 되는 말이 나온다.



책은 도끼다라는 책은 인문학 강독회의 내용을 책으로 낸 것으로 각 챕터 별로 책들을 소개하고 

그 책을 읽는 방법인 독법에 대해 얘기 하고 있다.

주제나 작가 별로 책들을 소개하고 있고 저자가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해주고 해설해주는 방식이었다. 

천천히 흐름에 맞춰 읽어 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조각 문장을 읽고 혼자 생각해보고 박웅현 저자의 해설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또 덧붙여 생각도 해보느라 

이번에도 역시 빠르게 읽지는 못했다.


책이 머리의 감수성을 깨는 도끼여야 한다 메시지. 

그냥 읽었다고 얘기하기 위해 읽는 건 의미가 없고 단 한권을 읽어도 머릿속의 감수성이 다 깨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저자의 말. 

이책을 통해서 얻은 수확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또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을 알게 되고 언젠간 꼭 읽고 싶은 책들도 소개 받은 것은 더불어 얻은 덤이다.

그래서 이책은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만족스러운 책이였다.


작년의 끝, 올해의 시작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2015년 1월 1일 새벽에 또 깨어 박웅현 씨의 강연을 찾아 봤다. 

팟캐스트에 무작정 검색을 했었는데 꽤 괜찮은 강의가 있었다. 

간혹 종종 아주 심심하거나 잠이 안올때 내가 즐겨하는 취미이다.

다소 긴 시간 강의를 봐야하지만 이 강의를 본다면 아마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의를 직접 첨부하고팠는데 아쉽게도 youtube에 없는듯 하다.

팟캐스트 링크로 대신한다.

https://itunes.apple.com/kr/podcast/bag-unghyeon-chaeg-eun-dokkida/id473234600?i=109903240&mt=2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책을 통해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를 알려준 이 책.
한해의 시작을 의미있게 시작했다는 점이 매우 뜻 깊었다.



시작은 울림이다.

저는 책 읽기에 있어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몇권을 읽었느냐, 자랑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일 년에 다섯 권을 읽어도 거기 줄 친 부분이 몇 페이지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줄 친 부분이라는 것은 말씀드렸던, 제게 울림을 준 문장입니다. 그 울림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p34)

사람은 물입니다. 조용한 데 이르면 조용히 흐르고, 돌을 만나면 피해가고, 폭포를 만나면 떨어지고, 규정된 성격이 없습니다. (p40)

결국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일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대처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 여러분 안에 씨앗이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한테 울림을 줬던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 창의적이 되면 삶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p45)

모두 멀리 보고 행복을 찾는데 행복은 지금 바로 여기 있습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삶을 레이스로 생각합니다. (...) 레이스가 된 삶은 피폐하기 이를때가 없죠. 왜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그래서 저는 순간 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행복은 삶은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러나 풍요롭기 위해서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과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p47)

시이불견 청이불문 (p49)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인 겁니다.  (p50)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p51)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

김훈은 무엇을 보든 천천히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속도의 문제에 대해 걸고 넘어집니다. 우리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살아가요. 꽃 피고 지는 것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이죠. (p64)

속도에 대해서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발견과 그로 인한 삶의 풍요 때문입니다. 저도 그렇고 우리 모두 빨리 사는 것 좀 그만하고 더 행복해 지자는 거죠. (p67)

대나무의 삶은 두꺼워지는 삶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삶이다. 더이상 자라지 않고 두꺼워지지도 않고, 다만 단단해진다. 대나무는 그 인고의 세월을 기록하지 않고,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다. 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 김훈, 자전거 여행 (...) 대나무가 속은 비어 있지만 단단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의 모습을 삶이라는 맥락 속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에게 진짜 무엇이 중요한 건지, 정말 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입니다. (p85)

우리가 이렇게 보지 못하는 이유는 늘 보아서입니다. "결핍이 결핍되어 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p90)

니코스 카잔스키도 그의 소설 속 주인공인 조르바를 통해 "그에게 두려웠던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었다"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들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p90)

항해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의 위치 판단이다. - 김훈, 자전거 여행 2 중(...)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 문장에 정말 많이 공감하게 됩니다. 이 구절은 제가 일하면서, 일상에서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 많이 떠올리는 구절입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경종이 되는 문장이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걸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때문에 나에 대한 파악하기 전에 내가 갈 곳만 보려고 하죠. 혹시 그래서 실수하지 않을까 나를 먼저 분석하려고 합니다. (p91)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사랑에 빠지는 순간 더 이상 '나는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보다 '나는 상대에게 누구인가'가 중요해진다는 이야기죠.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어떻게 보이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다. 사실  진정한 자아라는 것은 같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와 관계없이 안정된 동일성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런데 사랑에 있어서는 이게 잘 안됩니다.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큼은 내가 아닌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 저사람이 좋아해줄까가 중요해집니다. 관점이 모두 상대로 돌아서는 것이 사랑인 것입니다. 때문에 진정한 연인들의 생각은 두서가 없고, 말은 조리가 서지 않는다고 알랭 드 보통은 말합니다. (p104, 105)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풍요는 상대적이라는 거예요. 나는 이렇게 사는데 저쪽은 저렇게 사네 하는,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게 아니에요. (p119)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 알랭 드 보통(p120)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 똑같은 현상을 두고 내가 행복을 선택할 것이냐, 불행을 선택할 것이냐라는 것이죠. (...)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난 행복을 선택하겠어."하면 됩니다. 행복은 운명이 아니니까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만들어내는 것이지 어떤 조건이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이죠. (...)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니까, 어떤 조건을 만족시키려다보니 결핍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행복은 발견의 대상이에요. 주변에 널려있는 행복을 발견하면 되는 겁니다.  (p123)

우리가 죽겠다. 힘들다 하는 건 영위하고 있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에 흥미를 잃었다는 거죠. (...) 삶의 조건들은 동일해요. 그러니깐 결국 흥미를 잃은 것은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일상적인 태도라는 의미입니다.  알랭 드 보통에 의하면 마르셀 프루스트가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의미는 바로 이것, 우리가 시간을 잃어버리며 살고 있다는 겁니다.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 말이죠. 죽지 못해 산다면서 평생을 놓치고 있으니까 삶을 낭비하지 말고 삶에 대해 감사해하며 현재의 순간순간을 모두 사랑하라는 얘기를 알랭 드 보통은 프루투스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p127)

책은 그 자신만이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p128)

그는 대화의 소재를 다른 사람들의 생각속에서 찾았다. (...) 그는 당신이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대신에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 프루스트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했던 방법중 (p136)

제가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목표로 삼는 건 온몸이 촉수인 사람이 되는 겁니다. (...) 세상의 흐름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내 인생을 온전하게 살고 싶어요. 오늘의 날씨, 해가 뜨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 하나 흘려 보내지 않고, 사람과의 만남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해요. (p139)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고은, 낯선곳 (p153)

니코스 카잔스키도 말하죠. 익숙한 것을 두려워하라고. 땅버들 씨앗 같은 삶의 태도로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땅버들 씨앗들이 의도를 가지고, 이번 물살이 좀 안전하니까 어쩔 수 없이 쓸려가야 해요. 우리의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내 마음대로 직조할 수 없어요. 시대라는 씨줄과 내 의지라는 날줄이 맞아야 해요. 내가 아무리 날줄을 잘 세운다고 해도 씨줄이 너무 세게 밀고 들어오면 휘게 되어 있어요. 살다보면 우리 뜻대로 되지 않아요. 급한 물이 밀려올때가 있죠. 그럼 타야지 어쩌겠어요. 그러고 나서 결국 어딘가에 닿았어요. 사실 나는 거기에 닿고 싶지 않았는데, 아래쪽으로 3미터쯤 더 가고 싶었는데 그 지점에 가지 못하고 닿았단 말이죠. 그럼 어쩌겠어요. 땅버들 씨앗처럼 거기서 최선을 다해 싹을 틔워야죠. (p154)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

시즈 더 모먼트, 순간을 즐기고 온전히 살라 - 김화영,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p181)

총망중의 도시 속으로 문득 봄은 오고, 빈틈없는 시간표 사이로도 문득 구멍이 뚫리면 때로 창문이 보인다. 꿈의 창문이 열린다. (p182)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지드, 지상의 양식 (p192)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 우리는 순간에 찍히는 사진과 같은 생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 우리 생의 각 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과 바꿔질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온 마음을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p193)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조르바 (p196)

"사람이란 나무와 같소. 당신도 버찌가 열리지 않는대서 무화과나무와 싸우지는 않겠지?" (...) 무화과나무한테 버찌가 안 열린다고 화내는 건 어리석다는 거죠. 원래 무화과가 열리는 나무니까요. 사람은 다 다르고, 각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우리의 욕망으로 채워넣고, 제멋대로 실망하곤 다툴 필요가 없어요. 무화가나무 아래서 버찌가 열리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니까요. (p200)

나는 또 한번 행복이란 포도주 한 잔,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임을 깨달았다. 이걸 깨달아야 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거기 있다는 것.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지금 이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한 소박한 마음뿐이다. (p203)

인생이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구원의 여지가 없을 것 같은 기분도 든다네.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내 생명이 계속해서 날아가고 있어요. 내가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흘러가게 되어 있고, 어느 날엔 손안의 가는 모래처럼 다 사라질거예요. 그리고 죽어 있을 거예요. 잡을 방법은 없어요. 그러니 빠져나가는 걸 보면서 슬퍼하지 말고 그 순간순간을 즐기라는 겁니다. 어차피 결과는 같아요. 빠져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안절부절못하는 사람과 오늘을 즐기는 사람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답이라는 겁니다. (p204)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들은 그들이 서로에게 했던 단어의 논리적 의미는 정확하게 이해했으나 이 단어 사이를 흘러가는 의미론적 강물의 속삭임은 듣지 못했던 것이다. (...) 소통이라는 것은 단어의 논리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걸로 끝나지 않죠. 어떤 두 사람의 대화는 단어 밑에 깔리는 의미론적인 것이 해석되지 않으면 소통이 불가능 해요. (p257)

천국의 삶은 우리를 미지로 끌고 가는 직선 경주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그것은 모험이 아닌 셈이다. (...) 영원회귀. 반복되는 단조로움과 권태가 있어야 다음을 기대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p268)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에요. 비슷할지언정 어떤 인생도 전인미답이 아닌 게 없어요. 아무리 오래 살아도 어떤 상황에 처음 닥쳤을 때 내 감정 상태를 모르거든요. 이게 사랑인가? 질투인가? 미움인가? 정의인가? 잘 몰라요. 그런데 이책을 읽고 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길을 잃지는 않을 거예요. (p281)

'인생의 봄날이 있다. 그 봄날에 만난 한 사람은 그냥 한 사람이 아니다. 세상 모두를 담고 있는 한 사람이다' (p291)

어느 스님이 '사람은 물이다'라고 표현한 것과 일맥상통하죠. 물은 고요한 곳으로 흘러갈 때는 얌전하지만 폭포를 만나면 거세지죠. 물의 성격이 그렇습니다. 저도 그래요. 나쁜 사람 만나면 거칠어지고, 좋은 사람 만나면 착해지고, 조용한 사람을 만나면 차분해지죠. 이게 저고 안나고 브론스키고 바로 우리들입니다. 때문에 톨스토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주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극적인 게 아니라 매우 사실적인 거예요. (p300)

다른 곳에 또다른 인생은 더 이상 없고, 내가 지켜야 할 의무만이 날 죄고 있는 현실의 벽이 크게 느껴지면서 다른 생에 대한 동정이 더 커졌어요. 답은 여기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마구 흔들렸죠.  (...) 이제 흔들리지 않습니다. 왜냐? 다른 곳에 답이 있는걸 알지만 이제 여기에도 답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사는 이 삶을 잘 살면 답이 나온다는 걸 이제 알아요. (p305)

줄리안 반스가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서 이야기 했듯 성취가 아닌 '성취를 향한 갈망'이 진짜 행복인 것이죠. (p307)

그 무렵은 그렇게도 아름답고 다가갈 수도 없을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지금은 하찮은 것이 되어버리고, 반대로 그 무렵에 가졌던 것이 지금은 영영 이룰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p309)

'자기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이라는 얘기를 하는데요. 이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점,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하죠. 물론 누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 나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이것을 생각하면 레빈은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어서 절망에 빠지곤 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자문하는 것을 그쳤을 때는 마치 자기가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왜냐면 그는 씩씩하고 원기 왕성하게 활동하고 또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311)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

뼈빠지는 수고를 감당하는 나의 삶도 남이 보면 풍경이다. (...)  모든 삶이 그 사랑한테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지만 멀리서 보면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깐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모든 원경은 풍경 같습니다.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법칙을 뽑아내라." - 생각의 탄생 (p332)

펼치면 팔만대장경이지만 압축하면 마음 하나로 귀착된다. (...) 어떤 것이든 펼치면 팔만대장경이 되지만 접으면 마음 하나입니다.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다 달라진다는 말인데, 이런 한 줄을 읽으면 우리는 문득 깨닫게 되는 겁니다. (p345)

돈오를 살아가는 것이 점수. (...) 그리고 그렇게 얻은 돈오를 잊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것이 점수, 차츰차츰 정진하는 거라는 겁니다. 깨달음이 깨달음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살면서 계속 그 깨달음을 기억하고 되돌아보고 실천해야 겠죠. (p345)

'내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리라'라는 기필을 거두십시오. 세상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 오만과 아만을 버려야 합니다. (p345)

호학심사 심지기의, 즐겨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안다는 뜻입니다. 비단 책뿐 아니라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촉수를 모두 열어놓으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복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 행복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잔디이론으로 봅니다. 저쪽 잔디가 더 푸르네. 저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이십 대라 좋겠다. 영어도 잘하고 부럽다. 잘생겨서 좋겠다. 돈 많아서 좋겠다. 다 좋겠다예요. 그런데 어쩌겠다는 겁니까. 나를 바꿀수는 없어요. 행복을 선택하지 않은 거죠.  (p346)


책은 도끼다
국내도서
저자 : 박웅현
출판 : 북하우스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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